세조의 삼국사절요 편찬 – 역사적 평가와 정치적 배경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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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절요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

우리나라의 역사는 정권 변화와 함께 역대 대통령이나 왕들이 신화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은 가난한 집안에서 출발해 기업인, 서울 시장, 그리고 대통령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신화처럼 포장된 이야기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당시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지만, 지나친 부각은 때로 반감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고대부터 이어져 온 특징입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지도자가 평범한 사람보다 대단한 존재로 묘사되길 원하는 것은 전통적인 국가의 요구사항 중 하나였습니다.

예를 들어, 고대에는 새로운 왕조가 설립될 때마다 그 창시자들이 신화처럼 다루어졌습니다. 박혁거세, 주몽, 이성계와 같은 인물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가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역사서를 통해 후세에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전통은 조선시대에도 이어졌습니다. 조선 전기에는 왕조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작업이 필요했으며, 이는 유교적 국가 이념을 바탕으로 한 역사서술로 이어졌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삼국사절요입니다.

 

삼국사절요의 편찬과 세조의 의도

삼국사절요는 성종 7년(1476년)에 완성된 역사책으로, 삼국 시대의 역사를 편년체로 서술한 총 14권 7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원래 동국통감 편찬 작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으며, 세조가 왕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진행했습니다. 세조는 자신의 왕위 찬탈을 정당화하고 전제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동국통감의 편찬을 추진했으며, 이를 위해 많은 사료를 수집하고, 당시의 역사서를 보완하려 했습니다.

세조는 특히 동국통감의 완성에 큰 열의를 보였고, 이를 위해 많은 문헌을 모은 후 검토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세조의 사망 후, 동국통감은 완성되지 않았고, 결국 예종과 성종에 의해 마무리되었습니다. 성종 7년에 이르러 삼국사절요라는 명칭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삼국사절요의 특징

삼국사절요는 삼국사기의 역사적 한계를 보완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했습니다. 동국사략과 달리, 삼국사절요는 신라 중심의 역사서술을 지양하고, 삼국을 대등하게 서술했습니다. 또한, 중국의 연호와 삼국의 연호를 함께 표기하며, 사건의 명칭도 삼국 각각의 명칭을 따로 적어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당시 삼국이 독립된 국가였음을 강조하는 서술 방식이었습니다.

삼국사절요는 또한 삼국사기, 삼국유사, 수이전, 고려사 등 다양한 사료를 참고하여 보완 작업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삼국사기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더 많은 사건과 민속, 종교 행사를 상세히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수이전의 내용을 일부 보충한 점이 중요합니다. 그 외에도 천재지변, 풍속, 방언, 속어 등 당시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기록한 것도 특징입니다.

세조의 의도와 삼국사절요의 가치

세조는 왕권 강화를 목표로 삼국사절요를 시작했으나, 완성된 책은 그의 의도와는 달리 중간적인 성격을 지닙니다. 세조는 탈 성리학적 역사서 작성을 원했으나, 책이 완성될 당시의 문인들은 그가 의도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사절요는 당시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국사절요는 성리학적 명분론에 얽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그 대신, 세조의 집권기를 반영한 개방적인 문화와 다양한 자료 수집을 통해, 더 균형 잡히고 다양한 시각에서 삼국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삼국사기와 동국사략에서 신라 중심의 역사관을 극복하며, 보다 객관적인 역사 서술을 목표로 했습니다.

삼국사절요의 사학적 의의

삼국사절요는 동국사략에 비해 더욱 폭넓은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한 역사서로, 사학사적 의의가 큽니다. 당시 세조는 많은 자료를 모으고 이를 적극적으로 인용하여 역사 서술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또한, 세주(세부주석)를 많이 활용하여 역사를 가능한 한 요령 있게 정리했습니다. 이런 점은 당시의 사학 사상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삼국사절요는 세조가 의도했던 탈 성리학적 역사서라기보다는, 당시 문인들의 다양한 시각을 반영한 중간적인 성격을 지닌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국사절요는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역사 서술을 보여주며, 조선시대의 중요한 역사서로 평가됩니다. 삼국사절요는 단순히 당시의 왕권을 정당화하려는 목적을 넘어서, 우리나라 역사의 귀중한 자료로 후세에 큰 의미를 남겼습니다.